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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약 전략산업화 추진이 주는 의미
  • 등록일2022.07.13
  • 조회수134
중약 전략산업화 추진이 주는 의미
 
홍성범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던 4월, 그날도 어김없이 오전에 자가 신속항원검사를, 오후에는 동별로 줄서서 핵산검사(PCR)가 진행되었다. 특이하게도 그날은 핵산검사 후 검사자 전원에게 증상이 있으면 복용하라면서 약 2갑을 나눠주었다. 약명은 ‘렌화칭원캡슐’(连花清瘟胶囊)과 ‘렌화칭원과립(连花清瘟颗粒), 제약사는 이링약업(以岭藥業), 중성약(中成藥, Chinese patent medicine)이었다. 중성약은 중의약 이론 하에 중약재를 원료로 하여 규정된 처방과 생산기술, 품질표준에 따라 생산된 제재를 말한다. 알약, 환약, 가루약, 연고, 캡슐, 주사제 등 현대적인 제형으로 가공한 제품이다. ‘렌화칭원’은 유행성 감기약이다. 발열, 오한, 근육통, 코막힘, 콧물, 기침, 두통, 인후통 등에 사용하는 약국판매용 일반약(OTC)이다.    
 
 ‘렌화칭원’은 2019년 국가의료보험 구매리스트에 수록되었고, 국가기본약물, 중약보호품종 등으로도 지정된 제품이다. ‘12차5개년규획기간’(2011~15년) 국가중대신약혁신프로젝트, 국가발전개혁위 지정 첨단기술시범프로젝트에 선정되었고, 국가과학기술진보2등상을 획득한 바 있다. 주목해야할 사실은 ‘렌화칭원’ 이 2020년 2월에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발간한 <코로나19 진료방안(시행 6판)>에 수록되었다는 점이다. 2020년 4월에는 국가약품감독관리국으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19의 경증환자, 특히 발열, 기침, 무기력 증상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되었다(치료 기간 7일~10일). 2020년 9월, ‘렌화칭원캡슐’은 모리셔스 등 해외 13개국에서 제품허가를 받았다. 2022년 4월 WHO도 중약의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의 코로나 19 관련 중의약 진출에 적극적이다. 2020년 중의약관리국(중국 행정단위 국은 우리의 청에 해당하는 차관급 기관임)은 코로나19에 대한 영어 버전의 중의약 진단 및 치료 계획을 발표하고, 112회에 걸쳐 글로벌 방역 전문가의 영상 교류를 통해 중의약 진단 및 치료방안을 교환했다. 148개 국가와 지역에 효과적인 코로나19 중의약 처방을 지원했고, 임상 경험을 가진 중의사들을 해외로 파견한 바 있다.

2022년 3월 중국 정부는 보다 구체화된 코로나19 중의약 진료방안을 발표했다. 3월 5일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에 관한 전문가 공통인식>이 발표되면서 48개의 중성약이 추천되었다. 경증, 보통, 중증/위중으로 구분되어 각 증상에 적용될 중약제품이 제시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중증/위중에서 “호흡곤란, 발열, 황색 가래를 동반한 기침” 증상의 경우, 카이바오약업(凯寶药业)의 시옌핑(喜炎平)주사액、칭페이샤오옌환(清肺消炎丸), 탄러칭캡슐(痰热清胶囊) 등이 추천되었다. 3월 15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진료방안(시행 제9판)"이 발표되었는데 16개의 중약제품이 추천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중국은 중성약 개발에 'Reverse Pharmacology’ 추진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적용이 가능한 이유는 광대한 규모의 중의약 인프라에 있다. 2020년 기준, 전국의 중의 관련 병원 수는 5,342개, 중의문진부는 3,539개, 중의진료소는 63,291개, 전국 90%이상의 종합병원에 중의과가 개설되어 있다. 중의약 관련 전문연구기관 43개, 중의약대학 42개, 중의약 진료 연인원은 10억 5,764만 명, 70개 중의약 관련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다양하고 광범위한 임상경험을 DB화하여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중국은 넓은 영토를 가졌기 때문에 그만큼 다양한 생물자원을 보유할 수 있다. 약용식물만 11, 146종이 있고, 기타 약용동물과 약용광물로 이루어지는 방대한 자원이 구축되어 있다.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의약자원은 소수민족의 민족의약이다. 티벳의 장의약을 비롯, 몽고족의 몽의약, 묘족의 묘의약, 나시족의 나시의약, 회족의 회족의약 등 55개 소수민족 중 44개 민족이 자체 의약체계를 가지고 있다. 소수민족 의약은 대부분 높은 고도의 열악한 환경 하에서 오랜 기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 집대성한 엑기스라고 할 수 있어 실제로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이들의 의약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보유한 민족약 품종은 약 8,000여 종에 이른다. 민족의약은 특정지역에 집중되어 있어 해당 지역의 경제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티벳약 가운데 약 300개 품종이 생산허가를 받았다.  
 
2015년 이후 중국 정부는 중의약에 대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 <중의약건강서비스발전규획(2015—2020년)>, 2016년 <중의약발전전략규획강요(2016-2030년)>와 <중화인민공화국중의약법>, 2019년 <중의약전승혁신발전촉진의견>, 2020년 <중약전승혁신발전촉진실시의견>, 2021년 <중의약특색발전가속정책조치> 등의 정책이 제정되었다. 특히 많은 중성약을 의료보험목록 및 정부조달구매에 포함시킴으로써 지원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2018년판 국가기본 약물목록을 보면 화학제재가 417종, 중성약이 286종으로 40%를 중성약으로 지정하였다. 2021년 현재 의료보험목록에 지정된 서방약은 1,486종, 중성약은 1,374종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필자도 상하이 제5인민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양의사의 주저 없는 양약과 중성약 동시 처방에 오히려 당황했던 경험이 있다. 방대한 자원과 지원정책으로 중성약의 신약개발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 259건이던 중성약의 신약신청은 2021년 1,371건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최종 13건의 중성약이 허가되었다. 
 
최근 중국은 중성약과 관련하여 새로운 경향을 보여 주고 있다. 첫째, 역약리학 뿐 아니라 시스템 역리학(네트워크 역리학)을 통해 새로운 이론적 무장을 해나가고 있다. 시스템 약리학은 시스템 생물학을 약리학에 반영한 것으로 개별 성분의 행태보다는 약물과 생체시스템 사이의 동적인 상호작용의 정량분석이 중요하다. 약물의 효과를 약물이 가질 수 있는 전체 상호 작용 네트워크의 결과라고 간주하기 때문에 이 같은 특성은 중의학의 약물사용 특성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이러한 방법론으로 중성약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둘째, 배방과립(配方顆粒)의 발전이다. 중약을 양약처럼 제형화한 중성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중약을 미리 달여서 가루약으로 만든 뒤 개인의 특성과 질병 이력, 병의 차도에 따라 즉시 처방약을 조제해주는 신개념의 한방제제다. 중약 글로벌화를 가속화 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등장하고 있다. 셋째, 중성약의 온라인 판매이다. 일반약(OTC)으로 지정받은 중성약은 ‘경동방대약방’ 같은 각종 온라인 약품판매 플랫폼을 통해 직접 구입하고, 처방약은 의사처방전을 업 로드해 구입함으로써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봉쇄 덕분에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자금이 풍부해진 대표적인 중성약 업체들은 연구개발 투입을 대폭 늘리면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약의 전략산업화 추진에 있어서 핵심 기업(actor)들을 구체화 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정부는 새롭게 등장하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여 시장을 선점해 가는 전략에 익숙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천연물신약개발은 적극 추진할 만한 매력적인 분야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자원을 가진 중약을 천연물신약개발과 연계해 이 분야에서 비교우위의 포지션을 차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요한 점은 중국 정책결정구조의 최상부에서부터 결정하여 범부처적으로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전통의학의 역사를 바탕으로 천연물연구를 수행하는 중약산업을 통해서 세계 천연물신약 시장을 주도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TCM 천연화합물 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실제로 TCM 산업은 매년 20% 이상 성장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중국의 내부적인 중약-천연물신약개발 연계현황을 심층 분석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다양한 협력활동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의 Win-Win 협력전략을 통한 중국 자원 활용 극대화도 필요하다. 중국은 방대한 중의약 자원을 가진 자원부국이다. 특히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원들이 확산되어 있어 이들 지역과의 맞춤형 협력프로그램을 추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특히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중국의 약용자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밀한  협력설계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저자 소개
고려대에서 행정학(과학기술정책)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GWU/중국과기발전전략연구원/상하이푸단대 객원연구원과 칭화대 고급방문학자를 거쳤다. 30여년간 중국(중화권)의 발전전략•과기혁신정책•국가혁신시스템, 국제기술지식이전메커니즘, 전환경제체제, 민군기술협력 등을 연구해 왔으며 관련 저서 110권을 출간하였다, 한‧중과기협력센터장(북경), 한‧상해글로벌혁신센터장(상해), 국과위 정책조정전문위원, 한국형발사체 추진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과 상해델비즈컨설팅 대표로 재직 중이다.